트위터 멘션 따뜻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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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829회
작성일 : 11-09-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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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를 승가원 아이들과 뜻깊게'라는 트위터 멘션에 이끌려, 또 추석 당일은 신청인원도 부족하다는 글을 보고 바로 참가신청을 했다.
승가원 첫 방문을 하러 가는 발걸음은 아이들을 만난다는 설레임 반,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반이었다.
오늘은 특별히 나들이날.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러 간단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선선하고 우와, 아이들보다 봉사자들이 더 좋아하는것 같다.
우리 아이들을 극장까지 태워다줄 서울시 저상버스는 옆으로 기울어져 판때기까지 나와 휠체어가 용이하게 버스에 올라탈 수 있다. 처음 독일에서 이런 버스를 보고 참으로 부러워 했었는데 이제 우리나라도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에 흐믓했다.
영화 시작, 영주는 영화에 별 흥미가 없다. 가끔 화면이 바뀔때 주시하다가도 이내 주의력을 잃고는 힘들어했다. 사람들과 함께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영주로서는 영화가 영 재미가 없는 모양이다. 계속 손을 이끌어 본인을 감싸 안아 달라하고 언니들 품에 안기려 하고..마치 엄마품이 그리운 아이처럼. 꼬옥 안아주니 오히려 내게 더 위안이 되는 듯 했다.
영화가 끝나고 아이들 기저귀를 갈아야 할 곳이 마땅치 않아 입구쪽 바닥에서 갈아주어야 했다. 너무나 미안했다, 제대로된 편의시설이 화장실이나 공공시설에 없다는 점과 미숙한 언니들의 손길이.
승가원으로 되돌아오기 위해 탑승할 저상버스를 한참이나 기다려야 했기에 우리는 산보를 선택하고 정릉천을 따라 걸었다. 시원한 바람과 좋은 햇살 덕에 아이들, 봉사자들 모두 기분이 좋았다. 비록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있어 힘들어도 모두 힘을 합치니 수월했다.
승가원에 도착, 다른 친구들이 목욕을 마친 뒤라 머리 말리기와 머리 묶기를 도와드렸다. 머리 묶기, 이거 꽤 어렵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몇몇 형이상학적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이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어찌나 서운하던지..
의사표현이 분명한 똑똑한 미영이, 사람들 좋아하고 잘 챙기는 밝은 영주, 의젓하고 잘 생긴 선재, 항상 예쁘게 잘 웃는 진솔이, 그리고 동생들도 잘 챙기는 주홍이, 머리 말려주었던 다른 친구들..
명절날 혹여 우리 친구들 외롭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참가했던 자원봉사, 오히려 이 친구들로 하여금 내 스스로가 행복하고 맑아지는 기분이 들어 감사했던 하루였다. 멋진 하루 선사해준 친구들아 고마워. 우리 금방 또 보자.
항상 수고하시는 사회복지사님, 그리고 오늘 만났던 자원 봉사자분들 모두 반갑고 다음에 또 봬요.
트위터 봉사자 이현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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